스무살, 그리고도 일곱 해
어린 시절의 나는 수많은 날과 달과 해가 바뀌고 나면
나는 좀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람일 수 있을줄로만 알았다
결국 변한건 아무것도 없는데
서러운 십년간의 쓸데없는 공상만
어린 시절의 나는 수많은 날과 달과 해가 바뀌고 나면
나는 좀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람일 수 있을줄로만 알았다
결국 변한건 아무것도 없는데
서러운 십년간의 쓸데없는 공상만
오랜만에 만나본 봉수형, 종선이형은 묵묵히 어려움을 견디며
스스로 오랫동안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걸어온 길을 걸어가고
계셨다
열심히 공부하자
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
도무 훈련소 에서의 생각들이 몸과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.
停戰 후 오십여년의 시간이 다 무상하다
그들의 심중은 언제나 交戰 중, 우리의 심장은 여전히 參戰 중
이러할진대 우리가 배운 중/고등교육이 다 무슨 필요며,
이러한 환경에서 디자인은 또 무슨 필요인거냐
젠장
대치 : 자넨가.. 와줄 줄 알았어.
하림 : 응, 그래. 나야.
대치 : 여옥이 아직 내 옆에 있지? 난 눈이 잘 안 보여.
하림 : 그래, 여기 있어.
대치 : 뭔가 이야기를 해줄텐가. 난 자꾸 잠이 와.
하림 : 그래, 내가 여옥일 처음 만난 건 사이판에서였지.
대치 : 그랬군.
하림 : 그 때 여옥인 참 대단했어. 당신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고,
꼭 만나야 한다고... 어떨 땐 얼굴도 모르는 자네가 부럽기도 했지.
대치 : 여옥이를 생각하면 난 여기가 아파.
난 그 여자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게 없거든.
하림 : 아냐, 그렇지 않아. 자네가 여옥이에게 살 이유를 준 거야.
여옥인 자네 때문에 산 거야.
대치 : 난 참, 열심히 살았어.
다시 산다고 해도 그렇게 밖에 살 수 없을거야.
하림 : 그래, 알아.
대치 : 그나저나 자네가 안됐군. 앞으로도 오래 살아야 할텐데.
하림 : 그래, 그럴거야.
대치 : 여옥이 아직 옆에 있지?
하림 : 응, 그래.
대치 : 이제 쉬고 싶군...
(하림의 나레이션)
그 겨울, 지리산 어느 이름 모를 골짜기에 내가 사랑했던 여자와
결코 미워할 수 없었던 한 친구를 묻어야 했다.
그들은 가고, 난 남았다.
남겨진 자에겐 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.
그것은 아마 '희망'이라고 이름 붙여질 수 있지 않을까.
희망을 잃지 않은 자만이 무정한 이 세월을 견뎌낼 수 있으므로...